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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획] 1. 간호법, 왜 제정되었는가?

6 회에 걸쳐 간호법에 대한 특집 기사를 게재합니다.

 

 

1. 간호법의 출발: 역사와 제정 필요성

 

한국 간호법의 논의는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 왔지만, 2024년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제정되었습니다. 간호법의 출발은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역할의 모호성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기존의 의료법은 간호사를 단순히 의사의 보조자로 규정했으며, 간호사의 전문성과 독립적 역할을 명확하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간호사들은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간호사만의 권리와 역할을 명시한 법률을 필요로 했고, 이를 위해 간호법 제정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 간호법 제정 요구의 배경: 열악한 근무 환경

 

간호사들은 과도한 업무량, 낮은 임금, 그리고 감정노동 등으로 인해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과도하게 높아 근무 중 휴식 시간 부족과 과중한 신체·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병원 내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간호사의 퇴사율이 높아지고, 신규 간호사들이 빠르게 소진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인력 공백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간호사들은 자신들의 근무 환경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해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습니다.

 

3. 기존 의료법의 한계와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

 

의료법은 간호사를 '의사의 지도 하에 진료 보조를 수행하는 인력'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간호사들의 전문 간호 행위나 환자 관리와 관련된 독립적인 역할을 법적으로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간호사들은 자신들의 업무 영역이 명확하지 않고 각종 법적 분쟁에서 취약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의료 행위들이 법적으로 모호하게 규정되어 간호사들이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간호법은 간호사들의 이러한 법적 지위와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의사와의 협력 관계를 재정립함으로써 간호사들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정되었습니다.

 

4. 간호법 제정 과정: 긴 여정과 치열한 논쟁

 

간호법 제정 논의는 2000년대 초부터 간헐적으로 진행되었지만, 본격적인 법안 추진은 2010년대 중반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간호법은 여러 차례 국회 상정과 폐기를 반복했고, 의사단체와의 갈등으로 인해 법안 통과가 번번이 좌절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간호사들의 헌신이 재조명되면서 간호법 제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커졌습니다. 또한,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간호사의 역할이 중요해짐에 따라,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은 점차 공감대를 얻게 되었습니다.

 

5. 2024년 간호법 제정: 주요 내용과 한계

 

2024년 제정된 간호법은 간호사의 권리와 자격, 근무환경 개선, 간호 서비스의 질적 향상 등을 법적으로 보장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간호사의 자격 요건과 권리 명시: 간호사와 전문간호사의 자격 기준을 강화하고, 간호사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명문화했습니다.

 

근무환경 개선과 처우 보호: 국가와 지자체가 간호사의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간호사의 역할 범위 명확화: 간호사가 병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간호 서비스(예: 예방적 건강관리, 방문 간호 등)를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간호법에는 간호사들이 요구했던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와 같은 구체적인 인력 배치 기준이나 독립적 진료 권한 등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근무 환경 개선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이번 간호법 제정을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추가적인 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6. 간호법의 미래와 발전 방향

 

이번 간호법 제정은 간호사들의 법적 지위와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첫 단계입니다. 그러나 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농어촌 지역 간호사 배치 기준, 지역사회 간호 서비스 확충 등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로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간호법이 간호사의 권익 보호와 전문성 강화라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법적 보완과 의료 직역 간 협력이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한국의 간호법은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뎠지만, 간호사의 권리 보장과 환자 안전을 위한 더 많은 논의와 발전이 필요합니다. 이번 법 제정이 간호사와 환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HealthEco.Medi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