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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재와 미래

CES와 글로벌 사례를 통해 본 한국의 도전과 기회

 

세계는 지금, 인간의 형상을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의 시대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기술 혁신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이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그에 비해 대한민국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상황이다. 그러나 2025년을 기점으로, 한국은 다시 한 번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의 ‘양강 체제’


미국은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기술 상용화에 나섰다. 테슬라는 자사 공장에 투입하기 위한 ‘옵티머스(Optimus)’를 시험 생산 중이며,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2024년 CES 무대에서 수십 종의 로봇들과 함께 등장해 ‘로봇 시대의 챗GPT 모멘트’를 예고했다. 그는 행동 기반 인공지능(AI)의 진화를 위해, 행동 데이터를 대규모로 축적하고 학습할 수 있는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를 공개하며 글로벌 로봇 기업들에게 참여를 독려하였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중국제조 2025’와 ‘AI+’ 전략을 통해 거대한 자본과 정책적 지원이 투입되고 있으며, 유비테크(UBTech) 등 주요 기업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운용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 기술력은 갖췄으나 아직은 조용한 플레이어


대한민국은 로봇 기술 기반이 결코 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는 아직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이 시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현대자동차 역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엔비디아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실제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사례는 아직 드물다.

 

2024년 CES 현장에서도 한국산 로봇은 눈에 띄지 않았다. 수많은 글로벌 로봇들이 무대를 장식했지만, 한국 로봇의 존재감은 아쉬울 정도로 미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단지 ‘출발이 늦었을 뿐’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엘리스 4세대, 한국의 반격을 알리는 신호탄


국내 로봇 스타트업 A로봇이 개발 중인 ‘엘리스 4세대’는 이같은 분위기를 전환시킬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엘리스는 현재 인간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모방하며, 행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동작 흉내내기가 아닌, ‘물리적 AI(Physical AI)’ 구축의 핵심 단계로 평가된다.

 

행동 데이터는 인공지능의 자율성을 실현하는 데 있어 핵심 자산이다. 텍스트 기반 AI가 수십 년간 쌓인 방대한 문서 데이터를 학습해 진화했듯,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수많은 ‘움직임’을 학습해야 진정한 행동 AI로 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 데이터는 아직 글로벌 차원에서도 축적량이 미비한 실정이다.

 

엔비디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환경에서의 행동 시뮬레이션을 통해 데이터를 증폭시키는 코스모스 플랫폼을 공개했고, A로봇의 엘리스도 이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다. 엘리스는 코스모스를 통해 다양한 상황에서의 행동 데이터를 생성·학습함으로써, 향후 자율적인 판단과 협업 수행이 가능한 고차원 AI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보컵 준우승, 그리고 다가올 2026년 서울 대회


엘리스는 이미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전 세계의 로봇들이 축구를 통해 AI 기술을 겨루는 ‘로보컵(RoboCup)’에서, 엘리스는 2022년과 2023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2024년 기술 챌린지 부문에서는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오는 2026년 로보컵은 대한민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국 로봇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선보일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2025년, 휴머노이드 산업의 분기점


다가오는 2025년은 한국 휴머노이드 산업에 있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물리적 AI 기반의 로봇 상용화를 본격화함에 따라, 한국 역시 이 흐름에 합류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미래 사회를 이끄는 국가 경쟁력의 척도”라고 입을 모은다.

 

한재권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교수는 “생성형 AI 시대에서는 우리가 다소 늦었지만, 물리적 AI라는 새로운 전장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의 전략적 연대와 투자 확대를 주문하였다.

 

추격자의 DNA, 다시 꺼낼 때


비록 현재의 위상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뒤처져 있는 듯 보이지만, 한국은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에서 강점을 보여온 국가이다. 기술 인프라, 인재 풀, 혁신 속도를 고려할 때, 다시 한 번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혁명 속에서, 대한민국이 단순한 관찰자가 아닌 주도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순간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엘리스’와 같은 국산 휴머노이드가 서 있을 것이다.

 

HealthEco.Media 정진성 기자 |